하루 질문 하나

프리지아를 욕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Ipse! 2022. 3. 16. 02:19

그만큼 명품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일까.
아니면 스스로 키운 것이라곤 유튜브 구독과 좋아요로 만든 스타유튜버 뿐인 사람들의 망캐에 대한 배신감과 그로 인한 엄중한 처벌 게임이 낳은 결과일지?

어느 백화점에서는 점장이 에르메스를 든 손님에게는 특히 더 고개숙여 인사하라는 지령을 내린다고 하던데, 그런 지령을 내리는 점장같은 사람은 가품을 든 사람을 가려내지 못해 진품에게 하듯 똑같이 고개숙이고 굽힌 것이 얼마나 억울하고 분할까? 그렇게 생각하면 프리지아가 마치 사람이라도 죽인냥 온 국민에게 조롱 당하고 처단 받는 현상도 이해가 된다. 나로서는 프리지아 영상을 종종 봤음에도 그녀가 가품을 들든, 그걸로 유튜브 수익을 창출하든 별 상관이 없는데 구독자의 좋아요나 조회수로 수익을 번 것이 엄청난 금융사기인 것처럼 분해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정말 놀랐다. 대부분의 유튜브 이용자는 자신의 구독으로 유튜버를 스타로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처벌하고 단죄할 권한도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잘못에대한 욕은 괜찮아!라는 마인드로 (실제로 수많은 인스타 비난 댓글이 이 멘트로 악플 시동을 건다) 비난을 비판인냥 쉽게 정당화한다.

평소 팔로우하고 있던 가구 편집샵에서 프리지아 얼굴을 애니메이션화 한 후 NO FAKE 마크를 달아 열심히 편집해서 ‘우리 oo가구는 짝퉁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로 게시글을 올렸는데, 비난 댓글이 몇몇 달리자 바로 없던 일인냥 글을 내려버렸다. 이 가구샵 뿐만아니라 유튜브, 인스타 속 대부분의 사람들 - 평소 엄청난 아티스트인 것처럼 계정을 꾸미고 셀링하던 사람들이, 프리지아 논란을 보며 머리를 맞대 한 개인의 얼굴 사진을 열심히 밈화하여 자신들의 홍보 수단으로 쓰고 그런 행보에 동참하는 수많은 댓글들을 쏟아내는 광경 전체가 정말 하나의 기괴한 꼴라쥬 사진처럼 생경했다. 일각에서는 이 현상을 <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로 해석하고 대부분의 신문사 오피니언도 이러한 관점이 주류던데, 그다지 공감되지 않는다.

그 사람들은 공정하지 않아서 화난 것이 아니라, 사람을 가방과 시계로 급을 나눠 판단하고 우상화하던 자신들의 허영심이 들킨게 부끄러운거다. 그리고 자신들의 확고한 급 나누기 기준이 얼핏봐서는 진품 여부도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물건 따위에 있었다는걸 들킨게 화가나서 분노의 화살을 원인 제공자에게 돌리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유튜브 가품 논란의 원인은 프리지아가 아니라 (표면적)물질만능화된 대중의 자아와 뉴미디어 특유의 소비자 갑질이 아닐까? 프리지아는 일단 도넘은 악플들 다 고소해서 합의금으로 저작권 침해 문제 마무리하고 노후자금 마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