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4월 정산
1. Poetic AI _스튜디오 오우치(OUCHHH) / 그라운드 시소 명동
공간 전체에 현란한 미디어 아트를 쏘는 전시였다. 개인적으로 미디어아트전 플레이어 중에서는 물체 위에 미디어를 입혀 공간을 구상하는 Team Lab의 스타일을 좀 더 좋아하지만, 요건 BGM과 현란한 화면 전환이 특징적이었다. 스튜디오 오우치는 처음 듣는 플레이어였는데 나름 흥미로웠다.
영상이 한 1~2회 돌기까지 장소를 옮겨가며 관람했는데, 나중에는 미디어아트 자체보다는 그 전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에 더 집중하게 됐다.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 틱톡커 인절미 마냥 핸드폰을 짐볼 혹은 드론캠처럼 쓰며 한 시간 내내 여자친구를 찍어주는 사람도 있었다. (사실 조명이 너무 화려해서 instagramable한 전시일지는 잘 모르겠다. 사진보다는 영상 촬영에 적합한 전시였던듯)
이전에는 전시 자체에만 관심을 가졌지, 사람들이 그 공간과 콘텐츠를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는 의식적으로 안 보려고 노력했었는데
사업에 대한 관점을 높이려면 사람들의 행동과 이용 방식에도 관심을 갖고 유의미한 포인트를 도출해봐야겠다.


2.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 / 세종문화회관
강한 색채, 명암 대비, 꾸덕한 질감이 정말 러시아스럽다.
특히 풍경화나 인물화를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그 개성이 더 두드러져서 재밌게 볼 수 있다.
구상화 시절부터 대체로 점보다는 선과 면이 두드러지는데, 이게 이후 칸딘스키의 추상화나 절대주의의 도형적 면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러시아 구상화를 제대로 본 건 오늘이 처음인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아, 이질적이면서도 잘 어울리는 그림자 색상도 인상적이었다. 그림 자체는 따뜻한 색감을 써도, 그림자를 차가운 색으로 쓰면 전체적으로 겨울철의 싸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3. 카페 콤마
어느 지점이든 가서 책 읽고 쉬기 정말 좋은 카페 콤마.
러시아 아방가르드 전시를 본 후 핸드폰이 꺼져 버려서 .. 내 감만 믿고 테라로사를 향해 무작정 걸었으나 정반대인 을지로에 당도했다.
정말 정반대 그 자체 .. 도저히 힘들어서 근처에 계시던 의경분들에게 sos를 요청했는데, 핸드폰을 가진 분이 한명 뿐인건지 폰 소유자분께 다같이 가서 함께 지도에 검색해봤다 .. 지하철로 이동할 거리를 걸어온 것이었다.. (다들 정말 친절하셨다.. 감사합니다 )
핸드폰 지도 때문에 길을 찾는 동안 풍경을 볼 여유가 없다는 불평을 줄곧 해왔는데, 핸드폰 지도 없으면 별안간 나그네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암튼 그렇게 길 잃고 눈에 보이는 아무 카페로 피신한 것이 카페 콤마 (아마도 을지로점)
교보에서 책을 왕창 산 후 였어서 (그래서 걷다가 죽을뻔했다)
앉아서 편안히 책을 읽으며 잔뜩 깎인 HP를 충전했다.. 짱!



4.







5. 에피소드 신촌
투어 다녀왔다. 입주 상담 받을겸 다녀온건데, 외국인 유학생들이 렌트를 많이해서 적당한 크기의 방은 다 나가고 최소 월세 130짜리들만 남아있었다.. 그런데… 복층 방인데 복층 층고가 너무 너무 낮아서 .. 쓸 수 없을 것 같다 ..
요새 복층에서 서서 돌아다니고 옷장도 놓을 수 있는 높은 층고를 가진 오피스텔들도 참 많은 지라 의외였다. 왤케 낮게 만들었지?
투어에서 올라가는데 거의 기어 올라가서 기어 다녔다.
방을 포기하고 커뮤니티 시설을 선택하는 자들의 주거(?) 공간인 것 같다는게 내 감상.
이 곳은 뭔가 방에 친구들 초대해서 노는 것 좋아하고 침대에는 정말 잘 때만 눕고 커뮤니티 공간에 불러들일 친구가 정말 많은 사람만이 월세 뽕뽑을 수 있을듯 하다.
잠깐 한국에 한달살이 하러 온 외국인들에게 제일 적합할 것 같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