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질문하나] 어떤 가치를 주고싶은지?
어떤 가치를 주고싶다는 건, 결국 그 가치가 내게 필요하다는 뜻이겠지
WSJ의 Eileen Fisher 인터뷰 들으면서 샤워하다가
그녀가 과거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말하는 부분에서 ("Be where you are")
문득 나는 어떤 가치를 세상에 줄 수 있는지, 어떤 부류의 영향력을 줄 수 있고, 주고싶고, 즐길 수 있는지 생각해봤는데
<사소하지만 매일 평온함/만족감 느낄 수 있는 것> 인 것 같다.
다시 말하면 나는 일상에서 위와 같은 감각을 인지할 때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
오늘 롱블랙에 일본 문구브랜드 하이타이드가 나왔다.
나는 아날로그 문구류가 아니면 생각을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손으로 종이에 쓰고 만지는 것을 좋아하는데, 제일 좋아하는 문구 브랜드는 아날로그 키퍼다. 다이리보다는 자유롭게 메모가 가능한 수첩/메모지류를 항상 몇개씩 쟁여두고 쌓아두는데,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날로그 키퍼의 제품들이다.
나는 왜 손기록을 좋아하고, 특히 아날로그 키퍼가 편할까? 생각해보면 ..
집에 돌아와 자리에 앉아서 그 깔끔한 노트에 그 날 리뷰든, 떠오르는 잡생각이든, 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은 밀리의 서재 책 독후감을 짧게 쓰든 기록하는 순간에는 소소하게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감각 때문인지 평온해진다.
하루 마무리에 이것만 해도 내 삶이 꽤 괜찮게 느껴진다.
(아날로그 키퍼는 내지의 자유도가 높아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기록할 수 있어서 좋다. 날짜가 적혀있거나, 어떤 칸에 뭘 써야하는지가 딱딱 정해져있는 문구류는 질색이다 .. 자유도가 높아서 캘린더로 쓰라고 나왔지만 메모장으로 써도 무방하고, 같은 노트도 여러개 사서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 이건 브랜드 카테고리로 별도로 포스팅해서 정리해놔야지..
공간, 특히 주거공간을 좋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멋진 공간은 찾아가는 것 만으로도 일상을 환기하는 즐거움이 있다.
주거공간이 내 마음에 들면 그 집에 들어가는 것 만으로도 소소하게 행복을 느낀다.
뭔가 엄청나게 거창하지는 않고, 없어도 살 수는 있지만, 그걸 경험/소비하면 '나 꽤 괜찮은 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하고 하루를 낙관하게 되는 즐거움을 창출하고 싶다. (없으면 0이지 -가 되진 않지만, 아주 작은 포인트더라도 +를 매일 느낄 수 있는)
나에게는 그게 ㅡ 저녁샤워, 잘 가꿔진 종이에 손으로 쓰기, 마음에 드는 공간에 살기, 멋진 공간에 방문하기 ㅡ 인데,
종이와 아날로그 감성으로 가득찬, 나 자신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을 만들어서 도시 곳곳에 선물하면 딱이지 않을까?
(이번주말엔 책방 이라선을 들려야겠다..)
+ ‘행복감’ 보다는 ‘평온함’으로 표현하고 싶다. 평온함이 좀 더 이 행복이 지속가능하다는 믿음에 기반한 느낌을 줘서.
# 그걸 위해서 일단 당장 할 것은...
하루빨리 다시 내 주말 힐링 루틴을 되찾아야지..
최근 1년 간 내 힐링 루틴(공간-산책-보기-읽기-쓰기)을 전혀 안 한 것 같다.
그 전에는 매주 하던 일인데.. 그래서 계속 무기력한 것 같기도.
# 유학 계획도 구체화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