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카프카 왜 좋아했는지 생각해보기 + 아침 한강런 날씨 자랑

Ipse! 2024. 10. 20. 21:24

대학생 땐 카프카를 정말 좋아했는데,
정작 왜 좋아했는지는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
확실한 건 최소 50%는 겉멋이었겠지만
왜 하고많은 겉멋템 중에 굳이 카프카를 골랐냐는 점을 설명하고 싶은데 .. 그저 “느좋”이라는 말 밖엔..

입문은 <변신>으로 했던듯.. 방문 열어두고 읽다가, 거실에 있는 엄마한테 내가 벌레가 되면 어쩔거냐는 질문을 했던 것 같다. 그때의 답변은 기억이 안 나는데, 한참 후에 바퀴벌레 질문이 유행했을 때 엄마는 다른 사람한테 밟히지 않게 예쁜 집을 지어줄거라고 했다..

아무튼 변신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두려움 .. 내가 지금 가진 것들을 모두 잃어도 나를 아껴주고 변함없이 대해줄 사람이 있을까? 나의 가치를 사회적, 외적 조건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로 증명할 수 있을까? 그걸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본질적 두려움을 자극한다. 그 점이 좋았다.

두번째로 좋았던 건 <성>
그 사이에 실종자 .. 선고 ..등도 읽었는데 엄청 공감되진 않았다. 공감 외로 선고는 재밌게 읽었다.
성은 대학생 때 지윤이가 데려가준 남산 국립극단의 연극으로 처음 접했는데.. 정말 기억에 남는 공연 중 하나였다. 연기력, 연출 .. 미친 몰입도 ..
작품 내내 주인공은 자신을 초대한 성을 찾아가려한다.
성에서 울린다는 종소리도 들리고, 성에서 일한다는 사람들도 보이지만 아무리 헤매도 성은 보이지도 않고 다다르지도 못한다.
사실 성은 없는거 아닐까?
목표로 하고 있는 대상이 있고, 모두가 그게 존재한다는 듯이 믿고 행동하고 있지만, 사실은 누구도 그 실체를 모르고 존재하지 않는 곳에 다다르기 위해 온 마을을 평생을 헤매고 있는건 아닐까?
졸업 시즌 대학생의 불안을 자극하기 이만한 내용이 없다. 이후 취직 후에 책으로 사서 읽었는데, 사회인이 될 수록 성(castle^^)에 대한 불안은 더 커지는 것 같다.


간만에 서점에서 카프카 책을 발견했는데
읽었던 카프카를 또 읽을 자신은 없고, 이건 글들의 호흡이 짧길래 …
우선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우연한 불행 .. 사실 기쁨이나 불행이나 다 우연한 건 매한가지인데 불행은 더더욱 우연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3주만에 되찾은 내 주말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슬렁 어슬렁 한강 나가서 조깅하고 광합성 했다 .. 소중한 내 주말 ..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