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스터디] 자유론 / 후기, 발제
[읽기 전]
1. 자유란 무엇인가?
-> 내 선택이 타인에 위해를 가하지 않고, 나에게도 타인의 위해가 없는 상황에서
내 선택과 행동을 내 맘대로 이행할 수 있는 상태
-> 내 선택에 타인의 어떠한 압박과 관습의 강제없이 스스로 내린 결정을 따를 수 있는 상태
[읽은 후]
-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은 (1) 토론의 자유 (2)개인의 독창성
- 자유라는 개념을 그저 관념적으로, 막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기 전 스스로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문했을 때 이렇다할 구체적인 답변을 못내렸기 때문에 내심 놀라기도 했다. '나는 자유가 뭔지도 모른채 자유를 논했구나!'라는 깨달음에 놀라웠다.
- 자유로운 사회를 얘기하면서 개개인의 개성과 독창성이 살아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흥미로웠다. 결국 밀의 자유론을 읽은 자유로운 사회를 꿈꾸는 개인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사회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에서 자문하고 사유하는 연습을 하는거라고 느꼈다.
#독서스터디 #자유론 발제
1. 밀은 엘리트주의자인가?
스터디에서 나온 논의 중 가장 재밌었던 것은 밀은 엘리트 주의자인가?에 대한 것
소수의 천재를 강조한 점,
다수의 자유로운 토론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 또한 진리의 발견에 '유용'하기 때문에 옹호된다는 점에서 자유 토론은 엘리트 교육의 수단일 뿐 그 자체로서 큰 의의를 지닌다고는 기대하지 않느냐는 것 등..
흡사 파레토 법칙을 연상시키는.. 소수의 천재에 의한 발전을 강조하기 때문에 엘리트 주의자로 보이는 것 같다.
나 포함 대부분의 스터디원들 또한 소수의 천재가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공감됐다.
특히 요즘과 같이 인터넷 아고라가 발달된 세상에서.. SNS나 온라인 뉴스에서 불특정 개인들이 다는 말도 안되는 댓글들에 답답해진 적이 너무 많아서 더더욱 공감됐다.
∨ 다만 나의 경우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의견들도 그들만의 정확한 논리나 근거가 있다면 들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는 밀의 자유 토론과 일치한다.
∨ 그러나 다른 스터디원A의 경우에는 그들만의 논리 여부와는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합당한 논리가 있는 경우에만 들어 볼 가치가 있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듣는데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밀의 자유 토론에도 논리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사람만이 참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댔다.
∨ 이 점에 대해선 우리의 온건한 중재자인 스터디원B가 '우매하다, 어리석다는 평가나 사회의 가이드라인도 그 시대의 관습이나 이데올로기 일 수 있으니 우리 입장에서 말도 안되는 의견일지라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일단락 시켰다.
맞는 것 같다. 토론은 물론이거니 세상을 살면서 오만과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태도는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겸손하게, 또 열린 마음으로 여러 의견을 듣는 태도인 것 같다. 개개인의 삶의 방식 혹은 가치관이 본인의 오류 가능성을 견지한 채로 공존하는 사회가 바람직한 자유 사회이고, 이것이 곧 밀이 주장한 개인의 개성과 독창성이 살아 숨쉬는 다양성의 사회로 가는 길인 것 같다.
사회가 일반적으로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강요하고, 그 틀에 맞춰 생각하고 모든 것을 제단하는 태도도 지양해야만 한다. 지금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실상은 현재 주류 사회가 선호하고 동의한 것에 불과하다. 옳은 것과 좋은 것의 차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상식적으로'라는 말도 조심해서 써야한다. 상식은 다수의 사회 구성원의 선호에 따라 좋다고 합의된 것일 뿐 절대적인 옳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에 사고의 효율성이라는 명목으로 개별 정보들을 그룹화하고 일반화해서 받아들이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는데, 경각심이 들었다.
2. 자유를 책임질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소외될 여지는 없는가?
스터디원A의 친구는 지나친 경제적 자유를 잘 못 누리다가 어린 나이에 큰 고생을 하고 있다. 책임질 능력이 없는 자유가 지나치게 주어진 덕에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이 친구는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일면 자유를 책임질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열외에 처한 사람들을 낙오시키는 냉정하고 무책임한 말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본인은 이 점에서 선천적으로 책임질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자유'의 범주 안에서 배제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이 점에서 밀이 엘리트 주의같다는 감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현대의 자유주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가보다. 가령.. 롤스?
3. 너희는 개성, 독창성을 디자인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
평소에 사회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면서 그것이 마치 자신이 직접 발굴한 취향이자 가치관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역겹고 어리석게 느껴졌는데, 막상 어느 순간엔 나도 내 취향과 개성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사실은 관습과 타인의 기준에 맞춘 것일 수 있다고 느낄 때마다 불안해진다.
B는 내 취향과 개성을 모를 때일수록 불안하니까 주변의 시선과 평가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럴 때일수록 더더욱 나 자신에 대해 반문하고 알아가려 해야한다고. 그리고 어떤 분야인지가 다를 뿐 누구나 부화뇌동하고 사회적 기준에 쉽게 끌려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다른 사람의 무개성적 태도를 손가락질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B는 누구나 들어는 봤으나 잊고 있을 당연한 옳음 (앞에서는 이 옳음이 다수의 선호일뿐이라고 말하긴 했으나..)을 일깨워줘서 좋다. 짱! (하트)
결국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기준으로 두고, 스스로 반문하고 생각하고, 내가 정한 기준과 개성에 따라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자유라고 밀은 말한다.
실존주의 철학과 결이 비슷한 것 같다.
[정리하며]
앞서 유토피아를 읽을 때에는 "진정한 자유가 뭘까?" "유토피아 사람들은 자신들이 최고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눈에는 매우 강력한 통제사회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자유란 무엇일까? 지금 우리사회는 자유로운 사회인가?" 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에밀을 읽을 때에는 "루소는 에밀을 권력이 아니라 자유를 가진 자로 키우고 싶다고 했는데, 권력과 자유를 구분하는 지점은 어디일까?"에 대해서 논의했다.
이 두 논점에 대해서 이번에 밀의 자유론을 읽으며 좀 대답이 된 것 같아 재밌었다.
특히 권력과 자유의 구분점에 대해선, 권력과 자유 모두 (러프하게는)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상태이지만 권력은 그 시작과 영향이 타인이고 자유는 자기 자신이라는 점에서 다른 것 같다. 휴 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