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혼자 장을 봤다 (부제: 도심 내 오프라인 마트 90%는 5년 안에 절멸한다.)

오늘 롯데에서 받은 면접비를 탕진하러 롯데마트에 갔다.
혼자 오프라인 마트에서 장을 본 건 처음이었다. 거기서 직접 물건들을 골라 집까지 오면서 든 생각은 도심 내 오프라인 매장의 대부분은 근 5년안에 절멸할 것 같다. 택시를 탔는데도 짐이 무거워서 불행해졌기 때문에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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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랐는데 이 니이 먹도록 혼자 장 본게 처음이었다.오늘 깨달았다.
이유 1| 온라인 쇼핑
내가 사고싶은 식재료는 전부 SSG.com이나 네이버쇼핑에서 주문한다.
웬만한 식재료는 이마트몰에서 새벽배송으로 주문하고, 네이버쇼핑에서는 쓱닷컴에 없는 소상공인들 (그릭데이 요거트, 영히의 그래놀라 등) 것만 주문한다.
이유 2| 자취생 특
자취할 때에는 밖에서 사먹거나 가끔 배달음식만 먹었다.
집에 음식물 쓰레기 나오는게 싫어서 간단하게 먹어치울 수 있는 샐러드나 포케 등의 냄새 안나고 단촐한 식품들을 주로 먹었고, 무거운게 먹고 싶으면 나가서 사먹었다.
이유3| 캥거루족 특
본가에선 엄마가 장을 봐온다. 나는 보통 엄마 장 보러 갈 때 따라가서 끼워넣을 과자나 호시탐탐 노리는 역할이다. 그리고 대부분 짐도 오빠가 들고, 엄마랑 단둘이 가도 나한텐 짐을 안 맡긴다. (못 미더운가?.. )
| 처음 바리바리 장 봐온 소감
내 주변 사람들은 다 아는 바리바리스타 보부상인 내게도 너무 무거웠다 ..
물론 미리 들고간 짐들이 있어서 더 고되게 느껴진 것도 있지만, 유리병에 담긴 150ml 샐러드 드레싱과 과일청이 있어서 그런가 무거워서 혼났다. 그렇게 많이 사지도 않았는데....! 그래서 택시를 탔는데도 바리바리 차 안에 탔다가 내리고 집 엘베를 타고 들어오는 모든 순간이 수고로웠다.
그리고 짐을 들고 집으로 들어오면서 퍼뜩 든 생각은 <도심 속 오프라인 매장은 망(해야)한다> 였다.
쓱닷컴에서 시키면 맨몸으로 다음날 눈 뜨면 오는데 왜 이 고생을 해야하지?심지어 여러 온라인 프로모션을 생각하면 온/오프의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 고로 살아남는 오프라인 마트는 아래 요소를 충족시키는 것이 필수다.(백화점, 복합쇼핑몰 아니고 생필품과 식재료를 파는 마트로 한정시킨 점 명심해주쇼)
1) 차를 끌고 다니기 편한 곳
2) 웬만한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몰보다 확연히 저렴해서 직접 갈 유인이 생기는 곳
3) 눈으로 확인하는게 더 좋은 신선식품들 (야채, 생선 등)
누구나 어디서 들어봤을 법한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이지만, 직접 겪어보니 더 와닿으면서 '아 이건 무조건 없어진다'하는 생각이 퍼뜩 들더이다.
즉 거주지 속에 별도로 존재하는 마트는 위의 요소들을 충족하지 못한다. (주상복합으로 지하에서 장봐서 엘베에 카트 태워 집까지 데려올 수 있는 아파트는 예외) 주차도 힘들고, 롯데마트나 이마트 같은 대기업 기반 마트들은 온라인몰 대비 가격경쟁력도 낮다.
따라서 아마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마트나 대폭 할인이 들어가는 노 브랜드(브랜드 노브랜드 말고) 대형 할인 마트가 제일 늦게까지 남아있을듯 싶다.

이게 전국 개수인가..? 수도권이 아니라? 이미 생각보다 더 적네.롯데마트는 연초에 매장 수도 확 줄이고 창립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까지 지원받았다.내년엔 3사 전부 100초반이나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싶네.
p.s.어쨌든 오늘은 샐러드와 오버나이트 오트밀을 만들기 위한 재료 쇼핑이었으므로다음 포스팅은 나의 오버나이트 오트밀 제조기가 되겠다 이 말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