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질문 하나

눈코입이 있으면 사람은 애정을 느끼는 것 같아요

Ipse! 2022. 1. 17. 23:06


"심지어 그게 움직이고 반응을 하면
로봇에게도 얼마든지 애정을 느낄 수 있죠"




로봇강아지를 진심으로 생명을 대하듯 반려견(반려봇?)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다가 저 말이 너무 인상깊어서 박제.

 

최근 갑자기 우리 집에 놓인 거북이들을 볼수록 강아지 같아서 귀엽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과 꽤나 유사한 것 같다.
뭐든, 그게 생명이든 인형이든 네 발로 다니고 마주칠 눈이 있으면 애정이 간다.

 

<눈코입이 있으면 사람은 애정을 느낀다>

왜일까? 인간은 얼굴 표정(눈,코,입,안면근육)으로 감정을 전달하고 받아들인다.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해 이 사람이 내게 해가 될 사람인지 가려내거나, 동료나 가족의 표정을 보고 이 사람이 지금 도움이 필요한지 위험에 쳐했는지 즉각적으로 알아내는 능력은 대대로 그 사람의 생존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눈코입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어졌을 것이고, 그 관심과 관찰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애정이 생기는 것 아닐까?

 

반면 이렇게 생각하다보면, 인형이나 로봇처럼 나를 의도적으로 해칠 가능성이 없는 대상에게도 눈코입이 달렸다는 이유만으로 애정을 가진다는건 사고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존 효율을 낮추는게 아니냐는 반박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인간은 절대 합리적, 효율적인 존재가 아니고 과거의 생존 전략의 잔재에 지배당하는 야생성을 보존한 동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생각이 더 맞는거 같아. 오히려 야생에서는 효율을 따지면 살아남기 어렵지 않을까. 뭐든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이전까지 쌓아둔 경험에 의거해 변수에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을테니 생존과 효율은 그다지 친한 단어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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