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25/06 5

<우리는 사랑일까>를 읽다가

책에 얘기가 나왔는데, 마침 다음 읽을 책으로 옆에 인간기계론을 둔 상황일 때..나는 이런 우연이 너무 기분좋다.책갈피로 쓰려고 받아온 친구의 시향지에서 나는 잔향이너무 남자향이라 취향이 아니어서 순간 놀랐어도 선물의 일부라는 생각에 기분이 은은해지는 것도..세수하다 문득,‘좋은게 좋은거지’라는 말이 떠올라서 미뤄뒀던 답장을 보낸 것도..예전에는 알랭 드 보통의 사랑 3부작이 사랑을 판타지화하지 않고 현실적이라 좋아했는데, 오늘은 내 미숙함을 일깨워주는 것 같아 뭔가 침잠했다.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스스로의 상태를 제일 먼저 포착하는게 어렵다.

독서 2025.06.23

<신햄릿> 다자이 오사무

2021년 언젠가 쓴 독후감 저라고 뭐든,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저만의 언어는, 가지고 있는데, 당신은, 완전히, 말이 없든가, 그렇지 않으면, 남의 말을 흉내낼 뿐이었습니다. 죽지도 못하고 나는 다시 도쿄 거리를 걷고 있었다. 돌아갈 곳은 H의 방 뿐이었다. 나는 서둘러 H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울적한 재회였다. 서로 비굴하게 웃으며, 힘없이 악수를 나누었다. 2021-12-28 LG 노트북 촬영 영상에 이 필사를 하는 모습을 남겨두었다만, 그때도 이 영상이 남아있나요?자신의 고통에 푹 빠져있어서, 다른 사람들도 각자 나름대로 안간힘을 쓰며 살아내고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의사들도 포기할 정도였지만, 악행을 많이 저지른 탓인지 병세가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p201 ..

독서 2025.06.16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2025.02.04 첫 인상 : 글 잘 쓰는 남미새내용 : 외국인 유부남이랑 불륜한 썰 푼다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항변하거나 정당화하려 하지 않고오로지 상대 남성과 그와의 관계에서 겪는 본인의 감정에만 집중해서 풀어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풀어냈다는 표현은 안 맞는 것 같다. '기록했다'가 맞는듯 하지만 새해 소원 세 개를 전부 남자에게 썼다는 점은 (자기 자신도 두 아들도 아닌) 내 세계관과 너무 달라서 좀 놀라웠다. 아니 에르노의 은 육체적인 관계 묘사에 좀 더 집중해서 재미가 덜 했는데,이건 심리에 대한 솔직하고 담백한 서술 위주여서 더 잘 읽혔다. 피에르 부르디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상대 남성을 묘사할 때 그의 습관에서 보이는 '계층, 문화'를 의식하고 자주 서술하는 점에서 그 티가..

독서 2025.06.16

<사물들> 조르주 페렉

그해, 파리를 끝도 없이 돌아다녔다. 골동품 가게마다 발을 멈췄다. 온종일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놀란 낯으로 지레 겁을 집어먹기도 했지만, 감히 그 같은 심경은 입에 담지도 못했다. 앞으로 자신들의 운명과 존재 이유, 행동을 결정지을 유치하고 맹목적인 추구 앞에서 이를 감히 제대로 응시하지도 못한 채 자신들의 욕망의 크기에 압도당해, 눈앞에 펼처진 부와 주어진 풍요로움에 질식해갔다하지만, 그들은 어긋나 있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미 돌아설 수도 없고, 끝도 알 수 없는 길에 들어서 끌려다닌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두려움이 밀려왔다. 하지만 대개는 조바심을 낼 뿐이었다. 자신들은 준비된 것 같았다. 자신들은 채비가 되어있었다. 그들은 삶을 기다렸다. 그들은 돈을 기다렸다. 제목만 보고 주..

독서 2025.06.0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