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통점 | 차이점 | |
축제 | 공동체 집단주의 화합 떼창 |
대중 : 공연자를 보고 즐기는 역할 자아 충족적 |
시위 | 대중 : 공연자이자 관객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 자기 만족적 |
광장에서 발생하는 축제와 시위는 얼핏보면 매우 유사한 모습이다. 공동체가 아고라에 모여 함께 즐기는 장이라는 점, 즉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 광경을 자아내고 호응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기 때문에 모양새가 비슷하다.
두 가지 큰 차이점은 대중의 역할과 효용이다. 축제에서 대중은 공연을 보고 즐기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경우 공연자와 분리된 채로 공연을 즐기고 그 과정에서 문화적인 즐거움을 얻으며 자아를 충전한다. 시위에서 대중은 공연자이자 관객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시위의 관객은 표면적으로는 시위 아젠다의 대상 즉, 문제의식을 야기한 원인으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실상 시위는 불특정 다수의 관심과 공감을 얻기 위해 시행되고, 요즈음의 시위는 사실상 시위에 참여한 대중 스스로를 위한 행위이다. 주변의 사람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그 소리를 다시 본인 귀로 들으면서 집단 행위에 속함으로써 얻는 확신을 통해 스스로 고양되는 자기 만족적 행위이다.
요즈음의 시위는 축제에 가까워질 수록 성공적이다.
시위 아젠다에 대한 사람들의 공감을 촉구하면서도 사람들의 일상에 맥락없이 개입하는 시위는 목적 달성에 도움되지 않는다. 시위의 목적이 다수의 대중의 지지를 얻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싣는 것이라는 전제하에.
요새엔 시위를 위한 시위가 점점 많아진다. 집단에 속해 목소리를 내던 시절의 희열을 잊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쓸데없이 시위를 과열시켜 정당한 아젠다임에도 결국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5-60대들은 이 경우를 '꾼'들이 꼈다-고 표현하더라)
이런 행위는 모두의 광장을 특정 집단의 밀실로 사용하는 행위라서 반발을 산다. 물론 어그로 끌기에는 이만한 게 없지만 공감이나 지지를 받을 순 없다. 공연자 스스로를 위한 공연에 동참할 관객은 없다. 마치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가 본인만 웃긴 스탠딩 코메디를 선보이는 장면 같다. 아무도 보고 싶어하지 않는 공연을 자기 만족을 위해 선보이면서 다른 사람들의 공간을 침범하는 사람에게는 보통 ‘느그 집 안방에서 거울이나 보고해'라는 말을 하는데, 자기 만족적 시위는 광장을 광장이 아닌 자기 집 안방으로 사용하는-행위의 방향이 내집단 스스로를 향하는 밀실적 행동이다.
요즘 '먹히는' 시위는 광장을 광장의 목적과 성질에 맞게 적극 활용해야 한다. (먹히는 시위라는 말이 불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적어도 시위의 목적이 시위 그 자체가 아니라 시위대의 의견 관철이라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있도록 먹히는 전략을 쓰는게 합리적이다.) 그래서 시위는 광장의 축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수록 성공적이다. 시위 아젠다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관객으로서 그 시위에 참여하게끔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키글] 광장 유형A : 총살형
주변이 높은 건물들로 둘러싸인 광장 유형.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없지만, 건물에서는 광장의 대중들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판옵티콘을 연상시킨다. 시선 뿐만아니라 물리적으로도 취약한 각도.
로텐부르크-마르크트 광장

시에나-캄포광장

마드리드-마요르 광장

피렌체-두오모 광장

모스크바-붉은 광장

브뤼셀-그랑플라스 광장

바티칸-성베드로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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