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로서 행동하기 위해선, 최소한의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2017.11.25 작성글
[제 1장]을 읽고
일하는 가게에 평생교육원 할머니들이 오셨다. 그분들의 변함없는 태도 (여직원 무시, 서비스 강요, 반말)에 질색하고 있을 때, 매니저가 그들이 살아온 시대의 잔상이고 관성이니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어머니들'은 뭘 하고 있었나. 뜨개질? 목욕? (...)"
은 참 무례한 언사다. 그리고 이런 발언들은 지금도 여성의 부진함을 단순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때 주로 사용된다. 최근 친구와 며느라기라는 만화의 시어머니를 보면서 '노예화'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미 노예화가 끝나 스스로 더 좋은 노예가 되기 위해 솔선수범하고 또 다른 노예 양산에 힘쓰는 것이다. 이 단어는 현재 여성이 처한 부당한 상황을 향한 <첨삭> 조소와 야유이면서 동시에 스스로 노예가 되는 것을 경계하고자 하는 근심과 다짐이다.
그래서 앞으론 한 사람의, 더 나아가 한 집단과 세대와 성별, 종족, 문화의 행동 양상을 평가할 때에는 시대와 환경, 제도와 사회를 알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것들을 잘 모르면서 함부로 평가하고 비판하는 태도를 반드시 고쳐야겠다고.
[제 2장: 영국 박물관]을 읽고
"여러분 여성이 우주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의식하고 계십니까?"
"괴테 (..) 무솔리니 (..) 어디를 돌아보든 남성들은 여성에 관해서 생각했고, 그것도 서로 다르게 (...)"
생리컵 기사 댓글의 80%가 남자였던 거 생각난다.
다른 (생리하는) 사람들은 생리컵을 어떻게 받아들이나 궁금해서 댓글창을 봤다가, 난데없는 성희롱 댓글만 잔뜩 보고 나왔던 기억이..;
대체 왜이리 여자들의 일에 관심이 많은걸까. 여성을 밑에 두고 관리했던 짧은 역사의 권력적 잔상이 남아있는 걸까. 존슨 박사의 말대로 두려운걸까. 일제시절 일본이 한국을 더 마음대로 다루기 위해 내정에 간섭하고, 한국인들이 배우고 깨우칠까봐 두려워 고립시키고, 자신들의 우월함과 조선의 열등함을 끊임없이 말한 것과 같은?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두려운걸까? 그냥 내버려둘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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