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전시

뮤지컬 레베카_댄버스는 왜 레베카에게 집착했을까(LG아트센터 좌석..)

Ipse! 2024. 1. 14. 20:44

#
LG아트센터에서 레베카 보고왔다.
1층 15열 14였는데 앞에 계신 분이 키가 너무 컸어서 잘 안보였지만, 그런 문제 없으면 무대 전체+표정도 꽤 보이는 자리였다.
다음에 엘아센 오면 17열에서 봐야지. 1층 미묘한 단차 바로 앞이라 시야 방해가 없을 것 같다. 16열은 너무 불편해보였다.
 
#
신영숙 댄버스 .. 노래로 장풍쏜다더니 진짜 장풍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미쳤어..
 
#댄버스는 왜 레베카에게 집착했을까 (스포주의)
신영숙은 댄버스와 레베카의 관계를 엄마와 딸로, 옥주현은 연인관계로 해석해서 연기한다는 글을 봤었다.
개인적으로 엄마와 딸이라기엔 댄버스가 레베카의 여성스러움과 남성 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어색하고, 그렇다고 또 연인관계라기엔 너무 뒤틀려 있다.
내 생각에 댄버스는 레베카를 여성으로서 동경했고, 본인이 생각하는 완벽한 여성상인 레베카를 완벽한 여성이 되고 싶은 자기자신의 욕망과 동일시해서, 레베카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추앙하면서 자신의 욕망을 간접적으로 채워나갔던게 아닐까싶다.
레베카가 남성과의 연애를 게임으로 생각했고, 그녀의 침실에서 오로지 자신에게만 그런 남성들을 조롱하는 말을 들려줬다는 사실을 즐거운 추억 말하듯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장면. 레베카는 아름다운 여성이었고, 지적인 능력도 뛰어났으며, 모든 남성이 레베카를 원했다는 말을 반복하는 모습. 그리고 그런 레베카와 자신이 가장 가까이에서 오랜 시간 함께해왔으며 자신은 레베카의 모든 것을 알고있다는(그래서 자신이 모르는 레베카의 모습에 배신감을 느끼고 미쳐버리는) 장면들에서,
레베카를 향한 댄버스의 욕망이 단순히 성애적인 집착이 아니라, 레베카를 우상화함으로써 '아름답고 지적이고 모든 사람이 욕망하는 여성'이라는 자신의 열망을 레베카와 동일시하고, 자기자신이 그런 여성이 될 순 없지만,  본인의 욕망의 형상인 레베카가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본인에게 의지하는 상황을 통해 간접적으로 욕망을 충족해왔던게 아닐까?
 
(소설을 읽지않아서 뮤지컬에 드러나는 넘버로만 유추한거라 실제 소설과는 다를 수도 있겠다.)

+오리지널 독일 공연의 레베카를 보고왔더니 위의 느낌은 전혀 안 난다. 진짜 맹목적인 종이자 모성의 느낌이 좀 더 강한게, ‘레베카’를 부르는 부분은 온화해서 그렇게 느껴지는듯. 한국은 레베카를 울부짖어서 좀 더 복합적인 감정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소설 읽어보고, 독일버전 극이랑 제대로 비교해보면 너무 재밌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