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공유주거] 신촌 맹그로브 생활기 : 에피소드와 비교 및 계약편

Ipse! 2024. 8. 18. 19:13

공간, 특히 주거모델에 관심이 많다고 떠든 것에 비해 막상 주거 부동산 트렌드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준 때에도 프라퍼티 회사에 관심이 많았고, 당시에도 상품군은 달라도 시행사에 다니고 있었다보니, 독립을 하면서는 내가 관심가는 주거 모델에 직접 살아보고 경험해봐야 겠다고 결심했다.

 

무엇보다 당시 공간/부동산 관련 포럼이나 글에 '공유주거' 개념이 한창 많이 소개되던 때인데, 인용 횟수에 비해 '공유주거가 그래서 뭔지?' 그 개념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나 합의가 잘 되어있지 않다고 느꼈다. 사람마다 각자가 생각하는 공유주거의 모습과 설명이 다르고, 부동산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 존재 자체를 잘 모르기도 했다. 서양의 공유주거와 한국의 공유주거의 양상이 다르기도 했거니와, 나 조차도 명확하게 실체를 정의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더더욱 직접 경험하고 살아보고 싶었다.

 

위치

신촌 맹그로브가 준공을 막 마치고, 오픈 직전을 맞이하여 계약 프로모션을 하고 있었다. (오픈일자 : 2023.02.17)

위치는 과거 스카이에듀가 있던 건물 자리고, 건물 자체를 트고 새로 쌓아올렸다. SK D&D의 에피소드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고, 경의선 숲길을 낀 서강대역 맞은편 자리였다.

 

개인적으로 신촌은 내게 너무 익숙한 동네이기도 했고, 신촌역 도보 5분 거리이기 때문에 생활 편의 시설이나 상업 시설은 말할 것도 없이 풍족했다. 당시 다니던 회사와도 가까웠으며, 홍대입구역이 도보 10분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교통도 좋았다.

 

어찌보면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에피소드 바로 앞에 위치한 점이 패기롭긴 했다.

다만, 에피소드와 맹그로브는 타겟 고객이 다르기도 하고, 사실 입주민 입장에서는 두 건물이 인접해서 발생하는 리테일 시너지가 유용했다. 서로의 리테일을 공유할 수 있는 점이 공유주거 문화의 상호작용 + 확장성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 것 같고,

사실 신촌이 건물 파사드도 제각각이고 낡았거니와, 상점 구성도 일관성이 없어서 혼잡한 인상이 강한데, 두 대형 주거시설이 마주보면서 그 사이의 길이 좀 더 정돈됐고, 그 덕에 치안 측면에서도 좀 더 든든했다.

 

사실 예전부터 '대학생 기숙사'가 생긴다는 카더라가 있던 위치이기도 하다. 서강대-홍대-연대-이대 : 4개 대학에 접근성이 골고루 높기 때문. 실제로 맹그로브 3인실은 세 명이서 룸을 쉐어하는 대신에 가격이 좀 더 저렴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의 수요가 매우 높았다. 체감상 오픈 초기 입주민의 80%는 이대생이었고, 초창기에는 거의 이대생 기숙사이라는 말도 나왔다. (흡사 금남의 구역이었음. 남자를 목격하면 신기했던 기억이)

 

 에피소드를 갈까? 맹그로브를 갈까?

  Episode 신촌 369 Mangrove 신촌
운영사 SK D&D MGRV

(정경선 HGI 대표, 현대家 라인이라서 오픈초기 투자 유치가 비교적 수월했다고 한다. 요새도 적극 참여하는지는 모르겠다.)
오픈 일자 2021.11.27 2023.02.17
규모 B5 ~ 20F
대지면적 2,058m^2
연면적 21,958m^2
 
투자비    
Room 369세대 165세대
20개 공용공간
총 279명 거주
월 임대료 평균 180만원
관리비 약 30만원
(2022, Standard room 기준, 방 규모 상이)
*임대료는 단순 추정치로, 정확한 금액은 상담을 통해 확인 요망
평균 130만원
관리비 약 15만원
(2023, Standard room 기준, 방 규모 상이)
*임대로는 단순 추정치로, 정확한 금액은 상담을 통해 확인 요망
주요 타겟 - 단기 거주 외국인 (3개월 단위 계약이 기본)
- 외국인 유학생
- 프리랜서, 아티스트
- 비교적 중단기 거주 (6개월 단위 계약이 기본)
- 인근 대학생 (3인실)
리테일 [F&B]
- 웻커피
- 스테이블 신촌
- 에피네 (에피소드에서 운영하는 카페)

[Lifestyle]
- 에이와 요가 

*1층 입구에 보마켓 있던 시절이 브랜드 이미지에도 잘 맞고 좋았는데, 없어져서 아쉽다.
[F&B]
- 아우어베이커리 (베이커리, 커피)
- 리브팜 (샐러드, 포케)
- 감자아일랜드 노우즈 (브런치 가게)
- 콘타이익스프레스 (타이 음식점)

[Lifestyle]
- F45

*오픈 초기에 리테일 매장이 생각보다 늦게 채워져서 아쉬웠다. 한 3개월 간은 공실이어서 사실상 이용할 수 있는 리테일이 없었다.
*아우어베이커리랑 리브팜 생긴 후로는 만족도 최상
공용공간 TBD (구체적 층별 정보는 향후 업뎃 예정)

*객실층과 별도로 구획되어 있음
*비품 퀄리티 최상급
TBD (구체적 층별 정보는 포스팅으로 소개 예정)

*객실층에 공용공간이 같이 존재함 (이건 특이한데, 장단점이 극명하게 존재한다.. 맹그로브 생활기 희망편/절망편에 모두 언급될 특징이다 ...)
타 지점 대비 특징 입지에 따른 타겟 고객 차이는 있지만
맹그로브만큼 지점 간 room condition 차이가 크진 않다.
맹그로브 동대문/신설 등 초기 모델은 호텔을 개조한 모델이기 때문에, 방 안에 주방이 없다. 

나는 방 안에 화장실/주방/세탁기가 다 있는 온전한 1인실이 아니면 안된다! 주의였기 때문에, 맹그로브 다른 지점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시설은 에피소드가 훨씬 좋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맹그로브로 결정했다.

 

이때 신촌 맹그로브의 '타 지점 대비 특징'란이 중요한 고려 요소였는데,

사실 이 지점이 유럽의 공유주거 모델과 한국의 공유주거 모델 간에 차이가 생기는 부분이다.

 

사실 유럽에서 처음 시작된 공유주거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대신에, 주방 or 화장실 or 세탁실을 다른 입주민들과 공유하는 기숙사 개념에 가깝다.

다만 현재 한국에서 운영 중인 공유주거는 우선 '저렴한 가격'에서부터 결이 다르고, 사적 공간을 불특정 타인과 공유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한국인 특성 탓인지, 기숙사처럼 공유가 '불가피한' 모델은 거의 없다. 나 또한 값을 더 주더라도 공유 공간 이용이 필수가 아닌 선택일 수 있는 곳을 원했다.

*다만, 내가 20대 초반의 학생이었다면 괜찮았을듯. 하지만 최소 130만원의 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대학생이 얼마나 될까? 대개는 그 경우 부모님도 별도 오피스텔을 잡아줄듯 (물론 맹그로브 3인실은 실질적으로 1인당 60-70만원 선에서 해결 가능하므로 대학생 상대로 합리적이다)

 

계약편 : 부동산 중개형 vs 기업(임대인) 직거래형

결론적으로, 기업(임대인) 직거래형 계약이 모든 부동산 중개형 거래를 대체하는 황금빛 미래가 오기를 고대하게 되었다. (대찬양!)

모든 주거 계약이 대기업 직계약 형태가 되면 정말 이상적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론 모든 임대인이 기업이 아니므로 불가능한거 안다. 하지만 기업이 임대인 개개인을 모아서 중간 플랫폼이 되어주면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지 않나 싶은데.. 이건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막 말하기엔 조심스러움)

 

쉽고 빠르고, 무엇보다 개인이 아닌 대기업(신용도가 높고, 모든 룸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직접 운영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계약서로 사기친게 알려졌을 때 나보다 기업이 더 손해보는 구조)과의 직계약이라는 점에서 의심 fee도 줄어들고, 무엇보다 부동산 중개업자에 대한 안 좋은 기억과 불신이 많은 나로서는 '이렇게 마음 편한 임대차 계약이 있다고'하는 신세계였다. *물론 방심은 금물

 

마땅히 공유해야할 정보조차 알려주지 않고, 사회초년생 구슬려서 월세 몇만원 더 올려받을 생각만 하는, 그래서 결국엔 내가 공부해서 계약해야 함에도 복비는 수십만원씩 내야하는 기존의 부동산 계약과는 차원이 다른 스무스한 프로세스.. 계약은 전자서명으로 처리되어 번거로운 서류 작업도 없다. 물론, 이건 나와 계약한 MGRV가 맹그로브(임대 상품)의 실질적 소유주이자 운영 주체로 일체화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부동산 중개형 기업 직거래형(소유-운영 일체 case)
방식 종이 계약서 / 인감도장 전자서명
중개 수수료 통상 계약금액의 20% 0원
프로세스    

 

기업이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는, 개발-소유-운영 일체화된 기업발 주거 공급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런데 한국에서 법적으로 개발-소유-운영 다 할 수 있나? 개발이 기획 개념이면 가능할텐데 건축을 같은 곳에서 하는게 안되는거였나) 전세 사기로 피해보는 청년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텐데.

지금은 일부 고소득 청년들만 이용하는 추세지만, 좀 더 이 모델이 대중화되고, 수익성도 늘고, 투자도 활성화되어서 ..  공급이 많아지면

더 많은 청년들이 레몬 시장에서 개인과 거래하는 불안감에서 벗어나 공인된 집주인(기업)과 보다 안전하게 계약할 수 있지 않을까. (반박 및 코멘트 대환영. 잘 모르는 지점이라 확인받고 싶다)

 

 

다음 편은 맹그로브 생활기 : 희망편 / 절망편이 예정되어 있다.

모든 장점과 단점은 곧 맞닿아 있어서, 네트워킹이라는 공유주거의 장점이 곧 사람 문제라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