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질문 하나

의대생 덕분이라며 챌린지 수어 비꼼 논란

Ipse! 2021. 8. 2. 19:37


난 잘 모르겠다 ..

작년에 학과 교양으로 접한 뒤 수어가 지닌 언어로서의 매력 - 한 문화의 맥락과 역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히 언어로서의 매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 -에 빠져 이후로도 독학중이다.

그래서 처음 의대생들의 덕분이라며 챌린지에 농인들이 분노했을 때에는 ‘그렇게 받아들여 질 수도 있구나, 조심해야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성명서를 낼 정도로 모욕적인 행위인지 모르겠다. (스포: 불과 다다음 단락에서 생각 바뀜)

농인들의 언어를 모욕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데, 수어를 여타의 언어와 다를 것 없는 정말 말 그대로 ‘언어 그 자체’라고 배우고 또 그렇게 생각해왔던 입장에서는 조금 의아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밈으로 쓰이지 않는 언어는 없으니까 .. 한국어만 해도 팔도비빔면->괄도네넴띠 처럼 전에 없는 형태로 만들어 가지고 노는 현상이 매우 흔한데, 사용하는 사람들이 처한 상황이나 시대에 따라 언어가 변용되고 가지고놀아지는 현상이야말로 그 언어가 살아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현상을 긍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

물론 의대생들이 수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지겠네. 그 점에서 농인들이 분노한걸까? 👉🏻 이거인듯! 언어 변용도 어쨌든 사용하는 자들의 놀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인데, 농인들의 언어를 의대생들이 멋대로 변용한 것에 분노하는 것 같다!


+) 이 논란과는 절대 별개로 평소에 하던 생각 ㅡ
‘생명을 구한다는 의대생들이..’라는 비판은 의대생들 비판 단골 멘트인데 (보통은 의사가 된다는 놈들이.. 하고 까였다가 정식 의사도 아니면서.. 하고 또 까이는 패턴이다.), 물론 의사라는 직업이 지는 책임이 막중하긴 하지만 어쨌든 그것도 인간이 생업을 유지하기 위한 (물론 직업은 자아실현의 수단이어야 한다고 믿지만 1차적, 근본적으론 생업 유지니까) 직업의 한 종류인데, 사회적으로 큰 명예와 그에 따르는 보상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자로서의 주장과 권리에 늘상 ‘의사 자격’ 또는 ‘사회적 지위’를 ‘비꼼’ 당하는 건 좀 마음이 아프다. 게다가 의대생은 아직 정식 의사도 아니고 말 그대로 학생들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