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토마스 모어
*내용에서 언급되는 페이지는 현대지성 출판사 기준임
*현대지성 클래식에서 나온 유토피아가 해제가 다른 출판사보다 잘 되어있어서 추천함
Intro
읽기 전
"유토피아.. 이상향이라는 뜻이니까 이상적인 사회, 국가의 조건을 설명했으려나?"
읽고 난 후 감상
"그래.. 500년 전 사람이니까.." (당시 시대상황을 고려하고 약간 뇌를 빼고 읽지 않으면 태클 거리 투성이다 - 당시 시대상 고려 필수!!)
"약간 공산사회 느낌.. 책이 좀 빨갛다"
"토마스 모어.. 과몰입 쩐다. MBTI 무조건 n 나올듯"
"그래도 읽어보길 잘했다!"
감상 결론
유토피아가 단순히 이상향으로 통용되지만 막상 실제 내용은 시대적 차이 때문에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그닥 이상적이지 않다. 그 점을 알게되었으니 앞으로 단순히 이상향을 지칭하기 위해 유토피아라는 단어를 쓰진 않을 것 같다.
[1부를 읽은 후] 1부는 이상사회의 거시적 (지형, 제도, 기본 구조)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은 누구나 얘기할 수 있다. 물론 토마스 모어 급 과몰입으로 구체적으로 리얼하게 상상하고 묘사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이상'만' 논해서는 무용지물이다. 현실에서 어떻게 실행시킬 수 있을지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어쨌든 현실 사회에 적용하기 위해 고안된 이상이니까!
그런 이유에서 토마스 모어가 유토피아를 전개하기 위해 설정한 <전제>들을 살펴보고, 그것들이 현실에서 충분히 마련될 수 있는 요소들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Main 파트에서 후술할 예정)
[2부를 읽은 후] 2부는 미시적인 사회 요소, 생활 부분 (관리, 직업, 노예, 전쟁, 종교, 양육과 학문, 결혼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 당시 시대상황을 생각하면 분명 급진적이었을 생각들이겠지만,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터무니없는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하나하나 반박하고 토를 달며 읽는 것은 무의미하고 다만 당시 사회상과 시대상황을 고려하며 비교하며 읽는 것이 더 재밌다.나는 개인적으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당연하게 혹은 개혁적으로 평가받는 관습이나 문화들 중에 500년 후의 사람들이 봤을 때는 터무니없고 전근대적인 요소들이 분명 있을텐데 과연 어떤 것들일까? 하는 자성적 질문을 하게 됐다.
어쨋든 토마스 모어는 황제의 터무니 없는 요구에 반대하고 조언하다가 처형당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이상적인 사회를 말이나 책으로만 꿈꾸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권력이나 위협 앞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집한 태도가 준 성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Main
1. 유토피아의 성립 요건, 전제가 뭐라고 생각해?
a. 자본의 풍요로움
유토피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풍요로운 자본'이 전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토피아 사람들은 매우 부유하고, 금은 보화를 돌 보듯이 할 정도로 풍부한 자원을 소유하고 있다. 즉, 자원의 희소성에 대한 고려가 아예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이상'에 불과하게 된다.
마르크스의 공산사회 성립 조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는 자본주의가 공산사회 성립을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보았는데, 공산사회가 성공적으로 수립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기간 동안 축적한 부와 자본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마르크스가 토마스 모어보다 300년 후에 태어났는데, 유토피아를 읽어 봤음이 분명하다.
b. 구성원의 높은 의식수준과 합리적인 교육 시스템
유토피아 사람들은 '전부' 도덕적이고 학문을 좋아하며 똑똑하다.
c. 구성원들 통제가 용이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 딜레마라고 느꼈다. 내가 느끼기에 유토피아는 통제 정도가 매우 강하고 자유권이 제한된 사회인데, 토마스 모어는 유토피아가 매우 자유롭고 강압이 없는 사회인 것처럼 묘사한다. 여기서 우리의 두번째 발제( 이 사람들 정말 행복할까? )가 도출된다.
d. 구성원들이 유사한 성향을 지니고 있다
스터디원 D가 제시한 요건인데, 내가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이라 너무 좋았고 b,c에서 느낀 이질감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 부분도 이후 이어질 발제와 긴밀히 연관된다.
2. 유토피아 사람들은 진짜 행복할까? (자유권, 모두의 합의)
(1) p126에는 '모든 사람은 자유로워서 아무것도 강제로 하지 않음'이라는 해제가 달려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유토피아는 거의 북한급으로 통제가 매우 강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의아했다. 유토피아에서는 '자유=강제 없음'이라고 보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자유는 단순히 강제 없음 그 이상이어야 하기에 스터디원들에게 각자 '자유'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물었다. 의외로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었다! 자유주의 사회, ~의 자유가 밥 먹듯이 언급되는 사회에 사는 자유가 무엇인지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는 사람들! 무섭지 않나요
스터디원 C가 "자유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타인에게 폐 끼치지 않는 선에서) 원하는 바를 제약없이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제시했는데, 그렇게 되면 유토피아가 말하는 '제약 속의 자유'와 정확히 일치하는 정의가 된다. 유토피아의 자유 메커니즘과 동일하기 때문. 나는 개인적으로 이 점이 제일 흥미로웠는데, (1) 유토피아가 생각보다 자유로운 사회거나, (2) 우리사회가 생각보다 자유로운 사회가 아니거나. 라는 두 가지 가정을 도출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 나는 후자가 더 합리적인 결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는 자유가 보장된 사회라고 별 생각 없이 받아들이고 살아왔지만, 사실 나는 자유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내가 그렇게 통제되고 강압적인 (북한 같다고..) 생각했던 유토피아와 우리 사회가 자유도의 측면에서는 사실 그다지 차이가 없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2) 어쨌든 자유권에 대해 논의한 것은 '행복하기 위해선 자유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전제 (혹은 고정관념, 이데올로기)에 의거한 논의 였기 때문에 "만약 유토피아 사람들이 자유 따위 행복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이에 대해 반박하는 사람 없이 모두가 합의된 상태라면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토대로 앞서 말한 전제조건 d(구성원들이 모두 동일한 성향을 지닌다)가 도출되었다.스터디원 D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사회가 있을까?' -> '만약 있다면 구성원 모두가 같은 것을 원하고 동일한 성향을 지녀야 할 것이다' -> '고로 모두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유토피아는 구성원들이 동일한 성향을 지녔을 것이다'라는 사고의 흐름에 따라 조건d를 도출했다.그리고 나는 "다양성"과 "불안정성"에서 발전의 토대가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 이 생각은 앞서 작성한 <이기적 유전자>에 관한 토론에서 자리 잡았다 ) 유토피아는 객관적으로 이상적인 사회가 아니라 특정 성향을 지닌 집단에게만 이상적인 주관적 이상향이라고 결론내렸다. 그런 점에서 내가 왜 유토피아 사회가 굉장히 이질적이고, 마치 '겟아웃'에 나오는 백인 사회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3. 오늘은 맞지만, 미래엔 혹평을 들을 현대 사회의 관습은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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