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든 생각인데 나는 꽤나 허영 있는 편인 것 같다.
물론 내 또래 누구나 갖는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교하면 확실히 허례허식을 신경 쓰는 편이다.
우선 SNS 열심히 하는 것도 그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SNS를 열심히 한다면 미안함다.. 그러나 너도 높은 확률로 허영심이 있을거야. 허영은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므로 기분 나빠하지 말 것)
그래도 다행히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가질 수 있는 것에서만 그런듯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 소유하지 못한 것 등.. 내게 없는 것을 가지고 뽐내려고 하진 않는다.
그건 허영보다는 허무가 아닐까...
허영심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것을 뽐내고 싶고, 그걸 좋아하는 다른 사람과 그것에 대해 얘기 나누고 또 인정받고 싶어서 스스로 더 공부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많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론은 나는 아무래도 지적허영심이 있다.
저번 주에 시킨 책을 다 읽지도 못했으면서 또 새 책을 시킨다.
책을 다 읽고 곱씹고 나서야 다른 책을 드는 엄마는 매번 교보문구 박스가 문 앞에 와있을 때마다 이해하지 못해 한다..
책을 읽다가 맘에 드는 문구가 있으면 꼭 블로그든 SNS든 어딘가에 공유해야 한다.
나처럼 이 문구를 맘에 들어한 사람을 만나고 싶고, 이런 멋진 문구가 있음을 알리고 싶다...
친구와 대화하다가 어디선가 읽은 논문과 꼭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나오면 그걸 꼭 말해주고 싶다.
상대방이 어! 맞는 거 같아! 그거 인정이야!라고 말하면 기분 좋아서 나대면서 링크까지 보내준다.
말하다 보니 지적 허영심보다는 인정 욕구가 세고 사람과 관심사에 대해 대화하고 싶은 아싸 같아서 좀 불쌍하긴 한데..
어쨌든 내가 습득한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주는 걸 좋아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아무래도 공부를 많이 하게 되고 독서도 많이 하고 어쩐지 좋은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허영심이라는 게 어찌 보면 단어가 지닌 의미가 부정적인 편이어서 나쁘게만 생각할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좋은 성장 동력이자 행위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긍정적으로 승화할 수 있는 역량인 것 같다. 누군가에겐 열등감이, 또는 분노가 그 사람을 성장시키는 동력인 것처럼 나는 그게 허영심인 건 아닐까.
'하루 질문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상이 지나치면 무능이야 (0) | 2021.12.31 |
---|---|
나는 요즘 10대들이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0) | 2021.12.07 |
제주도 혼자 여행 검색하다가 눈갱 당했다 (3) | 2021.11.07 |
고딩 일찐들이 자주 가는 카페의 특징은 뭘까? (1) | 2021.11.01 |
사주에서 강사가 체질이라고 했다 (0) | 2021.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