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쯤? 대학생 때 사회학과 교수님이 피에르 부르디외의 아비투스 얘기를 해주셨는데, 당시 내가 공간을 해석하던 관점과 비슷해 흥미로워서 <구별짓기>를 사서 읽었었다.
부르디외는 취향이 계층 구조의 산물이라고 본다.
사람들은 취향을 개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한 결과로 착각하지만, 사실은 계층적 환경(경제/문화/사회)에 길들여진 결과라는 것이다.
즉 부르디외는 취향이 계급 질서를 강제하지 않아도 알아서 본인이 속한 계층에 맞게 행동하게 만드는 수단임을 역설하면서, 사회적 위계가 얼마나 교묘하게 우리 삶 속에 녹아들어 이를 공고히 하고 있는지 얘기한다.
요즘에는 ‘아비투스’가 ‘상류층의 취향과 생활’을 모방함으로써 상류층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장치로 사용된다.
부르디외가 살아있어서 이 현상을 봤다면 싫어했을까?
구조를 비판하고자 한 개념을 차용해서, ‘구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바꿔라‘라는 유행 자체가 상류층에 대한 환상의 방증이자 지배의 증거가 아닐까.


피에르 부르디외의 아비투스 개념을 차용한 대중서 중 위의 두개을 읽어봤다.
<아비투스>의 경우에는 내용이 유익하진 않다만, 저자가 참 수완이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 읽었다. 대중들이 지닌 상류층에 대한 환상을 파악하고, 학문적 용어를 차용해서 이 니즈를 세련되게 부추긴다.
상류층에 대한 환상에 ‘아비투스’라는 점잖은 이름을 붙여줌으로써 계급 상승에 대한 욕망을 편하게 공론화 할 수 있는 판이 깔린듯. 대단한 수완이다.
책으로서는 차라리 <매력 자본>이 좀 더 의미있는 것 같다.
부르디외의 4개 자본을 그대로 차용한 <아비투스>와 달리, 새로운 자본으로 ‘매력‘을 제안해서 작가 나름의 새로운 논리를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 내용 자체가 의미있다기 보다는 그 접근법이나 시도 자체가 확장성이 있다는 점에서 책의 본질에 가깝지 않나 싶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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