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엄마의 인생책 (부제: 똑똑한 여자와 사는 것의 즐거움)

Ipse! 2026. 3. 23. 14:07

엄마와 서촌 산책 후 카페에서 커피 마시다가 인생책 얘기를 나눴다. 엄마가 생각하는 인생 책의 기준은 '자신의 관점을 바꿔준 책'이고 <위대한 신세계>, <푸코의 진자>, <엔트로피>가 바로 그런 책들이었다고.

엄마랑 얘기를 나누면서 새삼 엄마가 말을 정말 잘 한다고 느꼈다. 나도 엄마처럼 본인의 감상과 생각을 자신의 언어로 간결하게 말하고 싶다. 나는 머릿 속에서 말이 정리되어 나오는 달변가의 재능은 타고나지 못해서, 평소에 글로 많이 써두고 정리해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게 내 재능이자 엄마에게 받은 유산이지 않나 싶다.

1. 올더스 헉슬리 <위대한 신세계>
작가가 과학자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 그가 상상한 미래의 모습 중 현재와 유사한 것이 매우 많다. 작가가 미래를 상상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이 인상깊었다고.

2. 움베르트 에코 <푸코의 진자>
에코가 엄마의 최애 작가라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장미의 이름>보다 <푸코의 진자>가 더 수작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엄마와 통해서 기뻤다. 개인적으로 푸코의 진자는 허구와 현실의 경계, 인간이 지닌 지성의 오만과 의미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 따른 오류 등을 아주 세련되고 정교하게, 그러면서도 재밌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장미의 이름>은 고등학교 때 읽었는데, 고딩에게는 너무 어려운 책이라 거진 1년 내내 읽었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도덕 선생님이 이 책을 수업 예시로 들고싶어 하셨는데, 내게 결말 스포를 하지 않으려고 다 읽을때까지 기다려주셨던 추억이 있다 😆

3. 제레미 리프킨 <엔트로피>
'자연은 무질서한 상태로 나아간다'
엔트로피 전후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고 한다. 세상은 질서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질서와 더 큰 에너지 소모를 통해 성장이 아닌 소진 중이었다는 사실이 어린 엄마에게 인상깊었던 모양.

똑똑한 여자랑 대화하는건 너무 재밌고, 일상의 행복이다…